1. CHIPS Act란 무엇인가?
CHIPS and Science Act는 2022년 8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 산업 육성법입니다. CHIPS는 “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의 약자로,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회복하고 첨단 기술 자립을 추진하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이 법은 미국이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점점 후퇴하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산업 정책으로, 중국과의 기술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대응하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습니다.
2. CHIPS Act의 주요 내용
- 총예산: 약 527억 달러 (반도체 생산 보조금 + 연구개발 + 교육 포함)
- 세액 공제: 첨단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해 25% 세액공제 적용
- 보조금 조건: 수령 기업은 10년간 중국 내 첨단 공정 투자 제한
- R&D 투자: 반도체 설계, 패키징, 재료 연구에 별도 지원
특히 “중국과의 기술 분리”를 조건으로 한 보조금 조항은 글로벌 기업에 전략적 판단을 요구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3. 왜 미국은 반도체법을 만들었는가?
미국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제조 부문에서는 점점 뒤처지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37%였던 미국의 반도체 생산 비중은 2020년대 초 기준 약 12%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TSMC(대만), 삼성전자(한국)는 첨단 공정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도 막대한 국가 지원을 통해 자립을 추구 중입니다.
팬데믹과 미중 갈등 이후 공급망 안정과 기술 안보 확보가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CHIPS Act는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입니다.
4. CHIPS Act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①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1년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이는 CHIPS Act와 맞물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3nm 이하 GAA 공정 적용 계획
- AI·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대응 중심
- 보조금 수령 시, 중국 내 고급 공정 확장 제약 예상
② SK하이닉스
메모리 중심의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후공정 및 R&D 센터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 정부의 공급망 다양화 요구에 따라 차세대 패키징, HBM 중심 기술 개발을 미국 내에서 진행 중입니다.
③ 수혜와 리스크
- 장점: 미국 정부 보조금 수령 가능, 북미 고객 확보 용이
- 단점: 중국 사업 제한 조건, 기술 유출 우려, 정치적 리스크 증가
한국 기업은 CHIPS Act를 통해 미국 시장 접근성과 정책적 우대를 얻는 동시에, 중국 시장과의 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이게 됩니다.
5.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
한국 정부는 CHIPS Act와 같은 글로벌 기술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해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 소재·장비 국산화 강화 (일본 수출 규제 대응)
- 반도체 인재 양성: 계약학과 신설 및 석박사 지원 확대
- 세제 혜택 강화: 반도체 R&D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 글로벌 협력: 한미 기술 동맹, 한일 공급망 협력 등
또한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국내 장비 기업들과 연계한 종합 생태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중립과 이익 극대화를 병행하는 외교적 균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6. CHIPS Act 이후의 글로벌 반도체 지형
CHIPS Act는 단순한 산업 지원책이 아닌, 국가 안보·기술 패권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아래와 같은 구조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 미국: 설계 + 제조 + 패키징 중심지 구축
- 대만: TSMC 미국 진출, 지정학 리스크 대비
- 중국: 자립화 전략 가속, 미국 장비 제한 타격
- 한국: 미국과 전략 동맹 강화, 기술 주도권 유지 시도
- EU & 일본: 장비·소재 분야 중심 복귀 시도
CHIPS Act는 향후 10년간 반도체 공급망과 기술 패권의 판도를 결정짓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7. 결론: 도전과 기회의 갈림길에 선 한국
CHIPS Act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산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은 이에 맞춰 전략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진출은 분명 기회지만, 중국과의 균형 외교, 기술 독립성 확보라는 과제가 병존합니다. 향후 한국은 단순한 제조 강국을 넘어 설계, 장비,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국가로 거듭나야 할 시점입니다.